김보영 - 저 이승의 선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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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테스트에 합격해놓고 경력기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제출하기 싫어서 회피하느라 소설을 잔뜩 읽었다..

잔뜩 읽어놓고 면접 준비하느라 후기를 올리지도 못했다. 

이제 좀 여유가 생겨서 대충이라도 정리해놓으려고 티스토리를 켰다.

 

저 이승의 선지자는 밤의 여행자들과 같이 전자책 랭킹에 있어 살까 말까 했던 책이다.

저 이승의 선지자 - YES24

밤의 여행자들을 다 읽고 그냥..별 생각 없이 바로 샀다. 

한국 SF는 조금 항마력이 딸린다는 느낌이 들어 원래 잘 읽지 않았지만,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을 읽고 생각이 바뀌어 많이 망설이지 않고 구매한 것 같다.

 

가끔 정신이 과민해지는 시기에는 자려고 누웠는데 죽음에 대한 걱정이 훅 몰려와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고,

죽음 이후에는 무엇이 있을지 순수하게 궁금한 날도 있다. 

이 소설에서는 죽음 이후의 세계, 그러니까 삶 이전의 세계를 독특하게 그려내어 읽는 재미가 있었다.

 

만약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사실 나라는 존재는 없고 모두가 원래 하나의 존재였다면, 

그냥 경험삼아 각기 분리된 인격으로 이 세상을 잠깐 살다 가는 거라면 그 잠깐의 삶은 정말 아무 의미가 없는 걸까?

 

사람마다 경험하는 것이 다르고, 그 경험에 대해 느끼는 것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삶은 하나의 세상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온 입장에서는 쉽게 동의할 수 없다.

 

면접 연습을 하다 보니 독후감을 쓰는데도 왠지 모르게 내 주장을 피력하게 된다..

독서노트에 밑줄 그어둔 문장이나 남기고 마무리해야겠다.

 

그중 가장 열렬히 사랑했던 아만을 생각했다.
이불에 누워 나를 바라보던 아만을 생각했다. 창에서 쏟아지던 햇빛을 생각했다. 아침마다 같이 맡던 차 향을 생각했다. 생이 이대로 끝나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이 이것 하나뿐이어도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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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했다. 그때 내 혈관과 신경계를 흐르던 화학물질마저도 나 자신이며 내 일부라고, 쏟아지는 빗줄기도 내가 서 있던 그 거리도 밟고 선 땅도, 그 세상 전체도, 나와 함께 했던 그 사람도 나고 내 일부라고. 그러니 모두가 현실이라고. 아아,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그는 타인이기에 의미가 있다고. 내가 만나는 무엇 하나 내가 아니기에 내가 사랑하고 연민하며, 내 삶을 다 바칠 수 있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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