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고은 - 밤의 여행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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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데이트는 독서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대충 아이패드에 있는 개발 서적을 읽을 생각으로 만났는데,

오빠는 인문학 책을 들고왔길래 나도 개발과는 상관없는 소설책을 읽기로 했다. 

그래서 알라딘 홈페이지에 들어가 고르게 된 한국소설 밤의 여행자들. 

 

밤의 여행자들

 

'정글'이라는 회사에서 재난여행을 기획하는 주인공(고요나)이 회사에서 옐로카드를 받고,

출장 명목으로 실적이 저조해 퇴출 대상인 재난여행을 직접 떠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재난 여행을 떠나기 전엔 한 명의 회사원으로, 수치적으로만 차갑게 다른 사람들의 재난을 바라보던 고요나가

직접 온몸으로 재난을 마주하며 바뀌는 감정이 인상적이었다.

 

재난 여행이라는 소재도 흥미로웠다. 실제로 재난을 콘텐츠로 하는 여행 프로그램만 만드는 정글같은 회사는 없지만,

우린 모두 남들의 불행을 보며 연민과 그 끝에 오는 값싼 우월감을 느낀 적이 있다. 재난이 상품이 되어 더 잘 팔리기 위해 연극이 만들어지고 누군가는 그것으로 돈을 버는 것이 왠지 모르게 익숙한 광경이어서 섬뜩했다.

연민에도 권태가 올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색다른 세계가 그렇게 처참한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나면, 지금까지 자극받지 않았던 새로운 세포가 마구 자극을 받으면서 사람들은 신선한 아픔을 느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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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에는 전설이 있는 교살자무화과나무가 나온다. (교살자무화과나무 패턴이 생각났다 😅)

그 나무 앞에 서면 자신의 공포심과 마주할 수 있다. 요나는 이 나무를 처음 봤을 때에도 공포심을 느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진짜 공포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 나무 밑에서 마주친다는 두려움이 어떤 것인지 조금 알 것 같았다. 그건, 슬픔의 한 종류였다.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어떤 것이 아니라 가슴을 한없이 얇게 쥐어짜는 슬픔. 어쩌면 이곳, 무이와 필요 이상으로 친해진 걸 수도 있었다.

 

지켜야 하는 사람이 생기고 나서야 요나는 이 나무 아래에서 진짜 공포를 느끼게 된다. 나도 종종 소중한 것을 잃는 것에 대한 걱정을 한다. 그래서 가슴을 한없이 얇게 쥐어짜는 슬픔이라는 표현이 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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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개발 책만 읽을 땐.. 뭔가 배워서 머리에 남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부담 없이 소설책을 읽으니까 재미도 있고 무엇보다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작품의 내용은 심적으로 힘들었다)

특히 한국소설이라 평소에 보지 못하는 새로운 문장, 표현들이 뇌를 간지럽히는 느낌이 좋았다 😊

 

앞으로도 분야 가리지 않고 책을 많이 읽어야지! 

알라딘 전자책을 애용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