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 W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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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국 - 행복의 기원Read & Write 2021. 10. 31. 15:15
🐹 요즘 들어 행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꽤 오랫동안 막연히 더 좋은 회사로의 이직을 꿈꿨는데, 막상 이직을 하니 물론 좋긴 했지만 상상했던 것만큼 행복하진 않았다. 환경도 좋아졌고, 도메인도 마음에 들고 연봉도 올랐지만 그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나 높아진 연봉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힘들었다. 오랫동안 노력해서 목표한 것을 이뤘을 때 생각보다 행복하지 않다면 뭔가 잘못된 걸까? 인생은 행복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들 말하는데, 대체 뭘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맛있는 것을 먹거나 집에 누워있을 때 느끼는 소소한 행복도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더 크고 강렬한 행복이 존재하는데 난 평생 느끼지 못해 본 것 아닐까? 내가 느끼는 행복이 진짜 행복일까? 이런 잡다한 고민들을 머리에 어지럽게 담아두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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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란 - 천 개의 파랑Read & Write 2021. 10. 6. 19:36
🐹 방금 팩트풀니스 후기를 쓰고 뿌듯하게 Read & Write 카테고리를 확인했는데 충격적이게도 9월에 쓴 독서후기가 하나도 없었다. 책을 안 읽은 건 아닌데.. 바빠서 후기를 쓰지 못했다. 억지로 후기를 쓰는 건 안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책을 읽고 느낀 점들이 시간이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게 아쉽고, 괜히 자존심도 상해서 후기를 빼먹은 천 개의 파랑도 간단하게 적어놔야겠다. 소설을 읽다 보면 별 감흥 없이 지나가는 작품도 있고, 여운이 남는 작품도 있고, 몽글몽글해지는 작품도 있고 마음이 찜찜한 작품도 있는데 천 개의 파랑은 몽글몽글해지는 작품이라 편하게 읽혔다. (이 책 전에 읽은 '최선의 삶'은 조금 마음이 무거워져 읽기가 힘들었다) '연구원의 실수로 탄생한 마음을 가진 로봇'은 sf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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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 Rosling - FactfulnessRead & Write 2021. 10. 6. 18:47
🐹 전 회사 동기의 추천을 받아 전자책을 사놨다가 일주일 넘게 묵힌 후에야 읽게 된 책. 사실 표지만 보고 대책 없이 데이터를 들이밀며 세상이 좋은 곳이라고 말하는 막무가내 긍정주의 내용일 거라 어림짐작해서 쉽사리 손에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긍정주의보다는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으로 보였고, 내가 나 자신과 대중, 그리고 세상을 관찰하며 비이성적이라 여겼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책에 나온 나라 별 문화에 대한 선입견을 깨기 위한 웹사이트(www.dollarstreet.org) 도 흥미로웠다. 세상에 쌓인 문제의 본질을 찾아 해결하는 데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팩트풀니스 전 세계적으로 확증편향이 기승을 부리는 탈진실의 시대에, 막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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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떠보니 선진국Read & Write 2021. 8. 28. 14:41
IT 전문가가 짚어주는 한국 사회가 나아갈 길 이런 책은 사실 리뷰하기는 어려운 책이다. 하나의 명징한 주제가 관통되어 있다기보단 저자의 여러가지 주장이 총망라 되어있는 논문집같은 느낌. 각각의 주장들이 모두 깊게 고민하고 곱씹어볼만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특히 내가 이 문제들에 깊게 공감하고 있기에 더욱더 가볍게 훑고 넘어가고 싶지 않다. 하지만 매일 바쁜 일상을 산다고 핑계를 다는 나란 사람은 충분히 곱씹어보자고 해놓고 금세 다른것들에 빠져 곱씹기는 커녕 꿀꺽 삼켜 소화시킨 척을 할것을 알기에, 아주 일부나마 정리를 해놓고 글귀들을 인용해 놓고자 한다. 책은 총 3부로 되어있다. 1, 2부에선 '눈을 떠 보니 선진국이 되어버린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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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 선량한 차별주의자Read & Write 2021. 8. 15. 13:56
🐹 너무 소설책이랑 개발책만 읽어서 다른 분야 책도 읽어보려고 찾아보다 산 책! 이번에도 전자책으로 샀다. 전자책 최고. (원래 책은 빌려보는 주의였는데.. 내 돈 주고 사서 읽으니 더 열심히 읽게 된다는 것을 깨닫고 요즘은 많이 사는 중이다) 공평과 공정에 대해 모두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요즘 같은 때에 읽으며 생각을 정리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평범한 우리 모두가 ‘선량한 차별주의자’일 수 있다고 말하는 도발적인 책이다. 현장과 밀착한 인권·혐오문제 연구를 진행해온 연구자답게 이번 책에서 쉽고 재미있는 대중적 글쓰기를 선보 www.aladin.co.kr 사람들은 차별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차별주의자에 대해 떠올릴 때에는 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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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 종의 기원Read & Write 2021. 8. 10. 22:39
🐹 종의 기원 펴내는 작품마다 압도적인 서사와 폭발적인 이야기의 힘으로 많은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정유정이 전작 이후 3년 만에 장편소설 으로 독자들을 찾았다. 작품 안에서 늘 www.aladin.co.kr 이만큼 읽었는데도 내 회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도.. 조금 정신이 나간 게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되려 정신적으로 힘들어져서 다시 경력기술서 작성에 집중할 수 있었다. (tmi: 사실 이 독서 후기도 공부를 하기 싫어져 쓰고 있는 거다.. 회피로 점철된 삶😂) 초반부터 피범벅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사이코패스의 사고방식을 세밀하게 표현한다. 텍스트를 읽는데도, 그림 하나 없는데도 이렇게 속이 불편하고 무서워질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든데도 이 이야기가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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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 살인자의 기억법Read & Write 2021. 8. 10. 22:14
🐹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등단 25주년을 맞이해 새롭게 선보이는 복복서가 김영하 소설의 네번째 작품으로 을 출간한다. 김영하의 일곱번째 장편소설인 은 2013년 문학동네에서 www.aladin.co.kr 경력기술서 작성을 회피하느라 책을 두 권 읽었는데도 여전히 쓰기 싫어서 한 권 더 산 소설. 심지어 읽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책이었다. 그래도.. 뒷부분의 작품론까지 읽어보니 이 책은 두 번 읽어야 제대로 읽는 거라고 써져있었다. 괜히 또 읽은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또 읽어도 재미있었다. 평소에 내가 하던 사고와는 거리가 먼 간결한 문장들이 쏙쏙 꽂혀 신기했고, 치매에 걸린 사람의 혼란스러운 정신과 멋대로 재구성되는 기억을 묘사하는 방식이 얼마 전 오빠랑 본 영화 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했다. 독후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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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연 - 홍학의 자리Read & Write 2021. 8. 10. 21:59
🐹 이것도 소설 과몰입 기간에 읽은 책이다. 반전이 있다고 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결말까지 읽고 꽤 큰 충격을 받았다. 내용보다는 내 고정관념이 충격이었다. 한편으로는, 처음에는 애정의 감정도 느끼고, 복수심도 가지고 있던 주인공이 뒤로 갈수록 비인간적으로 변하는 과정이 소름 돋았다. 너무 많이 얘기하면 스포가 되니 이정도만 얘기해야지.. 너무 몰입해서 쭉쭉 읽다보니 독서노트도 작가의 후기에 하나밖에 없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나를 잃어가는 과정으로 변질되었을 때 어떤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는지 우리는 많은 일을 통해 배웠다. 부모에게 인정받으려 애쓰던 자녀가 부모를 살해하고, 자신을 무시한다며 이웃 주민에게 폭행을 서슴지 않는다. 당신은 누구에게 인정받고자 하..